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3일(현지시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보복과 관련해 일종의 지침을 제시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제재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 정부와 해당 시설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으로 제한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에 진출한 다른 한국기업에 대한 공격 또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인신 모욕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인민일보가 직접 언급하기 어려운 민감한 외교적 사안에 대해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의 의중을 담아 이슈화시키는 데 활용된다. 또 그동안 사드 보복 주장을 주도해온 매체라는 점에서 이런 가이드라인 제시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진다.
신문의 이런 보도를 두고 중국 당국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최근 인터넷에 현대차를 벽돌로 파손한 사진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이런 방식의 사드 배치 반대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러한 과격한 행위는 민의를 얻을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현대차 파손 사건이 사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조속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량 파손 사건이 발생한 장쑤성 치둥시 공안국은 현대차 파손이 사드 문제와 관련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터넷에 떠도는 허황한 소문을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치둥시 공안당국은 파손된 차량 3대가 사드 보복이나 불매운동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 모두 한국산 차들도 아니라고 밝혔다. 차주가 채권자들과 채무 분쟁 과정에서 다툼을 겪다 차량을 파손당했는데 그것이 인터넷에 사드 보복 조치로 둔갑했다는 설명이다.
환구시보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베이징 왕징의 한 식당에 ‘한국인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구를 붙인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서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구시보 자신도 롯데그룹이 지난달 27일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 배치 부지로 제공키로 한 직후에 ‘한국산 자동차와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불매할 준비를 하자’고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