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는 패션브랜드 ‘이방카 트럼프’ 상표 등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반(反) 트럼프 정서 확산과 이해 상충 논란으로 보이콧에 처한 상황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소 65개사가 이방카의 영문이름 ‘Ivanka’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이방카’ 상표 등록을 신청한 회사의 업종은 벽지에서부터 주류, 의류, 화장품, 내의 등 다양하다. 이중 베이징 소재의 체중조절 서비스 업체는 화장품과 영양보충제에서 이르기까지 자사 상품에 이방카 이름을 쓸 수 있도록 10건의 상표 등록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들 상표등록 신청은 현재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으며 어떤 기업이 당국의 허가를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방카의 영문명은 상표 등록 여부가 심사 중이지만 중국어 발음인 ‘이완카’는 이미 사용 중인 중국 기업들이 40개나 된다. 중국 전국기업신용신식계통에 따르면 이완카를 상표 등록한 기업들은 대부분 의류나 화장품, 속옷 회사다.
중국에서는 이방카 트럼프의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설 명절인 춘제를 맞아 이방카가 지난 1일 워싱턴의 중국 대사관을 방문한 이후 중국인의 호감도는 급상승했다. 특히 그의 딸 아라벨라(5)의 유창한 중국어 실력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해외 유명인의 이름이나 이들 이름을 중국어 번역판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상당수의 중국 회사들이 유명인의 이름을 빌려 상표등록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표 관련 분쟁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SCMP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년간 중국 회사들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는 경우가 보편적인 현상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회사 명칭 가운데 트럼프, 메르켈, 푸틴, 오바마 등 세계 각국 지도자 이름이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중국의 ‘반(反)부정당경쟁법’에 의거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공방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결과도 불확실하다고 FT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 ‘농구황제’마이클 조던은 그의 중국 이름과 등번호 23번, 실루엣 로고 등의 사용을 둘러싸고 중국 스포츠의류업체 차오단스포츠와 4년간의 상표권 소송 끝에 지난해 말 겨우 승소했다. 지난해 중국 사법당국은 애플의 아이폰 트레이드마크 사용에 관해 중국 업체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