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 대통령 중 취임 1달 동안 S&P500지수가 가장 크게 오른 대통령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간 S&P500지수가 3.8% 올랐다고 16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J.K.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초 당선되고 나서 한 달간 4.3% 상승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뒤 후임으로 자리에 오른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3년 11월 취임 선서를 했는데 이후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S&P500지수는 약 6% 상승했다. 두 대통령을 이어 트럼프가 취임 허니문 기간에 주가를 세 번째로 많이 끌어올린 대통령이 된 셈이다. 앞서 두 대통령은 민주당이기 때문에 공화당 대통령으로서는 첫 번째다.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미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이나 국경세 부가 등 위험 요소로 여길만한 정책도 눈에 띄지만 시장은 이를 확대 해석 하지 않는 중이다. 대신 트럼프가 공언한 감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15일 3대 지수는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동시에 경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나스닥지수는 7거래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감세 정책에 기대를 표시했다. 만약 트럼프가 대대적인 감세를 단행하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낮은 세율을 이용해 미국 기업들은 본토에서 더 많은 고용을 하고, 공장도 더 많이 지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랠리는 트럼프 때문만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지난 12월 금리를 인상했고 올해에도 금리 인상이 몇 차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금리 인상을 두려워하는 대신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면서 경제가 정상 궤도로 돌아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은 최근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는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되면 추가 금리 인상 조정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가 예상한 만큼의 속도로 회복을 보인다는 의미다. 때문에 트럼프 랠리는 정확히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노력이 빚은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트럼프 랠리는 오바마 랠리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랠리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주식 시장은 경기 침체 직전에 최고치에 달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1999년과 2007년이 그 예다. 1999년에는 닷컴버블이 터지기 전에 증시가 최고치를 찍었고, 2007년에는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에 증시가 고공행진을 보였다.
한편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대통령도 1989년 초 취임 몇 주 동안 S&P500지수가 3% 이상 상승한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와 조지 H.W 부시는 취임 한 달 동안 증시 랠리를 즐긴 공화당 대통령으로 꼽힌다.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리처드 닉슨, 조지 H.W.부시 모두 취임 첫 달 동안 주식 시장은 하락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