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 둠’ 마크 파버 ‘글룸,붐&둠 리포트’ 발행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적인 언행이 아시아 국가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트위터에 거친 내용의 트윗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아시아시장을 하루 정도 약세에 빠뜨릴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아시아는 중국이 중심”이라며 “한국과 대만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미국보다 훨씬 중요하며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수출과 관광에 있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 대선 유세에서 무역 방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그는 지난달 공식적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해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다시 보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서도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또 일련의 트윗을 통해 미국이 무역에서 불공정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파버는 그런 트럼프의 행위가 아시아 시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아시아 수출국들을 거세게 비난할 때 중국 지도자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아시아는 물론 멕시코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무역파트너도, 믿을 수 있는 동맹국도 아니라고 성토할 것”이라며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또 중국은 본질적으로 내수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중국이 글로벌 무역에서 리더십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버는 지난 3개월간 한국과 대만의 대중국 수출이 늘어났다는 점을 들면서 “이는 중국의 내수가 이끌었다. 중국은 단순히 미국으로의 수출을 위한 중간 생산기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홍콩과 싱가포르증시가 올해 최대 15%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도 중국의 부상 혜택을 볼 것”이라며 “뉴욕증시가 최근 랠리로 야단법석이지만 신흥국만큼 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버는 “미국 경제확장과 증시 강세는 이미 8년째 지속돼 성숙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