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와 신흥국 경제정보업체인 CEIC 조사에 따르면 대(對)중국 외국인 투자는 작년에 1260억 달러(약 145조3536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보다 7% 감소한 규모로 4년 만에 전년 수준을 밑돈 것이다. 인건비와 토지 가격 상승으로 투자 대비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게 외국인 투자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위안화 약세를 막으려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자본 규제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에서 인건비는 2006~2014년 사이 3배 이상 올랐다.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농민공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작년 농민공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7% 높은 3275위안(약 55만원)으로 10년 전보다 거의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도 같이 올랐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2015년보다 최대 50% 뛰었다. 중국 세관총서 조사에서 작년 수출 기업의 61%가 “인건비와 토지의 상승이 부담”이라고 답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작년에 조립 공장 등 제조업 투자는 2015년 대비 10% 감소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도 28%로 10년 전인 2006년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익명의 중국 공산당 간부는 “외국 업체의 철수가 늘고, 새로 진출하는 업체는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당국의 자본 규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감을 키운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위안화 순유출을 금지하고자 해외 송금 규제를 강화했다. 작년 12월에는 새해부터 환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위안화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외국 기업의 신뢰를 낮춘다. 실제로 12월 한 달 동안 대중국 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43%나 줄었다.
반면 작년 중국의 외국직접투자는 1888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4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