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90) 영국 여왕이 6일(현지시간)로 재임 65주년인 ‘사파이어 주빌리’를 맞았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현존하는 세계 최장 재위 군주다. 부친 조지 6세가 사망한 1952년 2월 6일 25세의 나이로 왕위를 물려받았다. 여왕은 이후 재위 25주년, 50주년, 60주년인 실버 주빌리, 골든 주빌리,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차례로 맞았다. 지난해 9월엔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기간인 63년 7개월 2일을 넘어서 영국 최장 재위 군주 기록을 세웠다. 10월에는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서거해 현존하는 세계 최장 재위 군주가 됐다. 아둔야뎃 태국 국왕은 70년 126일간 왕위를 유지했다.
영국 왕실은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이 1947년 결혼할 당시 부친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파이어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한 사진을 공개했다. 다이아몬드로 테두리를 장식한 사파이어 16개로 만들어진 목걸이다.
이날 낮 런던의 버킹엄궁 인근 그린파크와 런던타워에선 각각 41발, 62발의 축포가 울렸다. 여왕은 재위 기념일에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 별장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낼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재위 기념일은 부친의 기일이기도 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왕의 사파이어 주빌리를 축하했다. 메이 총리는 “여왕이 공식 축하 행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 점은 나라를 사랑하는 여왕의 헌신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왕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작년 성탄절 예배와 새해 예배에 모두 불참한 탓이다. 버킹엄 궁전은 심한 독감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두 날 모두 예배에 불참하는 것은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왕은 올해 11월엔 남편 필립공과 결혼 70주년을 맞는다. 오는 2022년에는 재위 70주년인 ‘플래티늄 주빌리’를 맞아 많은 축하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