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데다,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상까지 더해지며 원ㆍ달러가 20원 넘게 폭락했다.
원ㆍ달러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달러 강세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반면 달러화 강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20일 트럼프 취임 전까지 1190원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 원ㆍ달러 20.1원 폭락...6개월만에 최대 낙폭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0.1원 내린 1186.3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6월 7일 20.9원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로써 원ㆍ달러는 지난달 19일 1186.9원을 기록한 이후 보름만에 118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원ㆍ달러는 전일대비 11.4원 떨어지며 거래를 시작하며 계속해서 낙폭을 키워왔다.
전날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 공개가 영향을 미쳤다. 4일(현지시각)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에서는 트럼프 장부의 경제정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언급됐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트럼프 재정정책 결과 경제 성장과 물가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또 다른 위원은 “트럼프 정부가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우려한 가운데 달러화 강세에 따라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부 위원은 “재정정책을 포함해 장래에 이뤄질 정책의 실시가 총수요와 총공급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는 물론, 시행 시점이나 규모, 구성이라는 측면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한 달 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도 원ㆍ달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1% 대린 달러당 6.930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원화 역시 위안화에 동조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균형잡힌 FOMC 의사록 발표에 달러화 강세 압력 완화됐다”며 “중국이 트럼프 취임 앞두고 역내외 시장 개입을 통해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점도 원ㆍ달러 하락요인”이라고 말했다.
◆ 전망 달러 ‘강세’ vs ‘보합’ 엇갈려...트럼프 취임이 분수령
시장에서는 원ㆍ달러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공통점은 오는 20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이 분수령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취임 후 신행정부 구성과 정책에 따라 환율의 행보는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우선 트럼프 취임 전까지 1180~1190원 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 전까지 1190원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하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고, 동시에 강세 폭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짧고 약하게 나타난 후 1190원대 중반에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3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청사진을 제시하기 전까지 강달러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노믹스가 가시화되면서 불안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도 여전히 약세 압력이 남아있다”며 “트럼프 취임이 분수령이겠지만, 여전히 혼란스럽다. 이전 하우스뷰인 1240원 상단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