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중국 채권시장의 혼란에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
중국에서 이달에 총 4500만 달러(약 542억 원)에 이르는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아 1만3000명의 투자자가 돈을 떼일 처지에 놓였는데, 앤트파이낸셜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투자도 이 여파에 휩쓸렸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활발하게 판매해왔다.
중국 통신재벌 우루이린이 설립한 휴대폰 업체 차오싱그룹은 2년 전 앤트의 자산관리 플랫폼 ‘자오차이바오’를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고수익 채권 상품에 디폴트를 낼 것이라고 이달 발표했다. 차오싱이 앤트 플랫폼으로 조달한 자금은 총 1억6600만 달러에 이른다. 문제는 여기에 관련된 회사가 최소 4곳 이상이라는 점이다.
차오싱그룹은 광둥증권거래소를 통해 채권상품을 발행했다. 저상부동산&상해보험이 이 상품에 보증을 서고 자오차이바오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알리페이를 이용해 해당 상품을 구매했다. 기업들이 복잡하게 얽힌 만큼 디폴트 상황을 풀기도 쉽지 않다. 광둥증권거래소는 보험사가 투자자 손실을 충당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보험사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앤트 측은 제품이 제3자에 의해 개발돼 상환 책임을 지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이 소송을 하면 법적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복잡한 관계는 IT와 금융의 결합으로 빠르게 발전하면서도 당국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핀테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핀테크 산업을 둘러싼 기업들의 느슨한 연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차오싱의 디폴트는 지난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국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등 혼란이 벌어진 시기와 일치했다. 시장정보업체 윈드인포매이션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최소 55개 회사채가 디폴트를 냈다. 이는 지난해의 24개에서 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사상 최대 규모다.
차오싱이 부도를 낸 이유도 불분명하다. 우루이린 설립자는 중국 최대 부호 중 한 명이다. 디폴트를 낸 차오싱 채권 금리는 연 7.3%로 정기예금의 두 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