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장바구니 물가 비상… “라면·달걀 급등하는데” 손 놓은 정부

입력 2016-12-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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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이어 하이트진로도 맥주값 6.2% 인상

연말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필수 소비재라 할 수 있는 라면 값이 최근 오른데다 최근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또 식용 닭도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해 식료품 가격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AI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가금류 살 처분이 늘어나 공급 부족으로 달걀값이 급등해 대형마트들이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일 기준 특란 30개 소매가는 6781원으로 한 달 전(5408원)과 비교해 25.3% 올랐다. 달걀값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AI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닭고기 가격도 급등할 우려가 큰데다 달걀을 원료로 쓰는 제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전언이다.

최근 식료품 가격 인상도 서민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식료품 인상은 대부분 업계 1위부터 시작됐다. 농심은 지난 20일부터 신라면과 너구리 등 18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올랐다.

또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 카스 등 주요 맥주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카스 병맥주의 출고가는 500㎖ 기준 1081.99원에서 1147원으로 65.01원 올랐다. 가격 인상은 2012년 8월 이후 처음이며 인상 폭은 역대 최대다. 맥주업계는 2009년 2% 중반, 2012년 5% 후반대로 가격을 인상했다.

여기에 업계 2위인 하이트진로도 22일 맥주 가격을 6.21% 인상했다. 하이트와 맥스의 500㎖ 한 병당 출고가격은 1079.62원에서 6.21% 인상된 1146.66원으로 67.04원 오른다. 아울러 다른 식음료 업체들도 연말연초에 가격 인상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석유수출기구(OPEC)가 8년 만에 원유 생산량 감산에 합의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저유가도 끝날 것으로 보여 서민 가계 부담은 물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추가적인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 등의 영향으로 물가 안정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비판 여론이 늘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적자를 낼 수 없어 참다 참다 못해 수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당분간 업계의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혼란한 국정에 정부의 가격 통제 능력이 떨어진 것도 도미노 인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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