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러시아 펀드가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원자재와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해당국 증시가 회복된데 따른 것이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12월 9일 기준)은 50.15%에 달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펀드 수익률도 39.05%까지 올랐다. 브라질과 러시아 펀드는 주요 국가·지역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자재(주식)와 천연자원펀드도 각각 38.01%, 23.40%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합의에 이어 이달 10일 OPEC 결정에 비(非) 회원국들까지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글로벌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구리 가격은 미국 대선 이후 15%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연과 납 가격도 각각 13.03%, 10.46% 올랐다.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CFR 기준)도 같은 기간 12.64% 상승했다. 업계는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유가 상단레벨이 55~60달러 수준까지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경제회복 및 유가안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올 3분기(7~9월)까지 10분기 연속 역성장 기조를 이어온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4분기를 저점으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브라질이 내년 1분기부터 역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봤다. 2017년 연간 성장률이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반등은 1차적으로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원유 수출 증가뿐 아니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자극, 전반적인 상품 가격 수준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원자재 가격 상승이 브라질의 경상수지를 개선시키고 헤알화 환율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나아가 브라질 기업들의 실적호조와 고용개선, 소비회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박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4주 연속 신흥국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출 규모는 11월 중순 대비 큰 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신흥국 자금유출 압력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펀드도 유가 상승의 대표적 수혜 상품으로 꼽힌다. 러시아펀드는 국가·지역별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1개월, 3개월, 6개월 등 최근 2년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국가들의 주가 지수는 2014~2016년을 기점으로 상승전환했다. 최근 선진국 대비 상대강도는 약하지만 상승추세가 정착되고 있다”며 “특히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상승추세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펀더멘탈 요인과 더불어 추세 연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