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지역의 입주물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되면서 공급과잉 우려에 집값이 꺾이고 역전세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경기 입주물량은 총 177곳으로 올해보다 4만여 가구 늘어난 12만4858가구에 달한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국 입주물량(38만2741가구)에서 33%를 차지하는 규모다. 경기지역의 입주물량이 가장 많았던 2009년(11만6099가구), 2010년 (11만5127가구)보다 많은 양이다.
이번 경기권 입주물량은 화성, 시흥, 수원, 김포, 평택 등에 위치한 공공택지가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화성에서 발생하는 2만2331가구 중 절반 이상이 동탄2신도시(1만2450가구)에서 나오고, 시흥은 총 1만2729가구로 배곧신도시(7294가구)와 목감지구(4410가구) 등에서 물량이 쏟아진다. 수원(1만2053가구)은 호매실지구에서 7515가구, 김포(1만1547가구)는 한강신도시에서 7048가구가 집들이에 들어간다.
이들 지역 중 평택과 시흥, 오산 등은 정부가 지정한 미분양 관리지역에 포함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미분양 가구수 증가 추이와 해소 수준 등의 기준을 모티터링해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실제 평택은 지난 9월 867가구의 미분양이 해소됐지만, 미분양 가구가 여전히 3394가구에 달한다. 신규분양이 지난 5월부터 소사2지구, 신촌지구 등지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늘어서다. 오산 역시 지난 10월 500가구의 미분양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나마 시흥은 같은달 135가구의 물량이 빠지면서 76가구의 미분양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입주물량 누적에 국지적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부동산 업계는 내년 분양시장에 총 39만 가구의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확실성과 정부의 각종 규제책에 건설사들이 여전히 분양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과거 위축된 분양시장에서도 경기지역에서 5만~7만 가구의 물량이 나온 점으로 비춰보면 내년 이 지역에서 10만 가구는 충분히 나오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정비사업이 워낙 활발한데다 해마다 전국 분양물량의 약 40% 가량을 경기 지역이 차지해 내년에도 여전히 많은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입주물량이 누적되면 미분양 주택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 기존주택 시장의 매매와 전셋값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