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 한 달...상장사, 개인 투자자 ‘소통 창구’ 고심

입력 2016-11-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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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ㆍLG전자ㆍKT 등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 업체들 '맞춤형 기업정보' 제공

한미약품의 늦장 공시 사태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가운데, 주식 시장에서 기업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업 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투명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KT는 개인 투자자, 기관, 외국인 등 투자자 성향별로 궁금한 부분들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법으로 주주들과 소통에 나섰다.

KT는 시장 내 발생하는 이슈가 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뒤, IR 측면에서 주기적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기업이 사전에 제공함으로써, 명확한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슈피겐코리아는 오는 16일부터 약 2주간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를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IR 참여 기회가 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적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슈피겐코리아는 또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을 위해 설명회 참가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했다. 회사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3분기 실적 배경 및 향후 기업의 성장 방향, 비전 등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지난달 27일 일제히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진행했다. 이는 3분기 실적 공시 마감일인 이달 15일보다 약 20여 일 앞당겨진 시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여파로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았던 상황에서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할 것을 밝혀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측은 “잔여 재원을 자사주 매입 소각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포함한 주주 환원 정책을 오는 11월 말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신뢰도 하락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도 나섰다. 이들 업체는 임상 중단이나 연기 등 통상 악재로 분류될 가능성이 큰 민감한 정보들을 직접 공개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달,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27일, 자율 공시를 통해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의 임상 중단 소식을 전했다. 공시에는 임상 2상 결과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개발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장사 컨설팅 전문기업 피터앤파트너스 고성민 대표는 “의무 공시 사항이 아님에도 기업의 리스크가 있는 정보를 알리는 건 투자자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기업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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