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최근 구조조정 격랑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자 단기차익을 노리는 단타매매 세력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한진해운과 관련된 주가까지 영향을 뻗치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관련 투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1일 금융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한진해운은 최근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주가 역시 급등락을 보이며 널뛰기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마감한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 영업권 매각 예비입찰에는 현대상선, SM그룹, 한국선주협회 등 해운사·단체 3곳과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F) 2곳이 참여했다.
당초 예상보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자가 많자 이날 한진해운 주가는 31일 직전거래일보다 24.75% 오른 998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단타매매 세력은 폭발적인 거래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채권단의 신규지원 불가 방침 발표 이전에는 거래량이 1000만∼2000만 주에 그쳤지만, 법정관리 돌입과 함께 거래량은 8000만 주를 넘어섰다. 법정관리 직후 5일간은 억 단위로 거래가 늘었다.
특히 지난달 31일 오전 정부가 해운산업에 총 6조5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한다고 발표하자 한진해운의 주가 역시 크게 급등했다. 이날 한진해운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4.75% 급등한 998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폭증했다. 이날 한진해운은 전 거래일의 4배가 넘는 9585만 주 거래를 기록해 전체 상장 종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코리아01호(24.89%), 코리아02호(17.47%), 코리아03호(12.34%), 코리아04호(15.55%) 등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준 선박투자 회사들도 동반 급등했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한진해운과는 달리 채권단과 기업경영 정상화 업무협약(MOU)을 통해 채권단 체제로 바뀐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대상선 주가는 유상증자와 감자를 거쳐 20분의 1 토막이 났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세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8일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식과 함께 전일 대비 4.23% 오른 9130원에 장을 열며 주가 강세를 보였다.
또한 지난달 31일 정부가 1조 원 규모로 해운사를 지원한다고 발표하면서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상선의 주가가 1일 장 초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9시 유가증권 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전날보다 3.44% 오른 90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일부 해운업 종목과 관련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시장 교란행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통주식 수를 감안하면 투기적 매매가 이뤄지는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한진해운에 지원이 있다 해도 각종 차입금 규모가 너무 커 지원만으로는 사태를 해소하기 힘들다”며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