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파문 수습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새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1일 늦어도 이번 주 내 이원종 전 비서실장의 후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석이 된 수석 인선과 새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한 개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9개국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등 외교 관련 일정만 챙기고 국무회의 주재는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맡긴 채 인적쇄신 구상에 집중한다. 앞서 지난 주말 박 대통령은 거국중립내각 등 후속대처 방안을 놓고 시민사회 원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듣기도 했지만 이날은 측근 없이 ‘나홀로 숙고’를 이어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비공개 일정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추가 인사 움직임을 묻는 질문에도 “인사는 (결과가) 나오면 즉시 알려드리겠다”라고만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현재 2~3명을 신임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올려 놓고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인선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는 읽힌다. 청와대 핵심 비서진들이 모두 사퇴한 만큼 더 이상 국정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매주 열리는 수석비서관 회의가 멈춰섰다. 예산안 심사를 위해 2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도 대통령비서실장과 선임 수석인 정책조정수석과 정무수석이 공석인 상태라 직제상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출석해야 하지만 건강 문제로 출석하기 힘든 상태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지금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비서실장 자리가 채워지면 정책조정과 정무수석 인선을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하고, 총리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총리 후보자에게 조각권을 일임,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폭넓은 인사 시나리오가 유력한 상황이다. 실제 황 총리는 최근 외부일정을 줄줄이 취소해 거취 정리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청와대가 국정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인적쇄신 카드 말고는 뚜렷한 돌파구가 없다. 최측근 청와대 인사 경질에 이은 후속타가 시급한 이유다. 하지만 비서실장부터 ‘구인난’ 때문에 인선에 속도가 붙을지에는 의문이다. 거국 중립내각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책임총리 임명 등을 요구하면서 내각 개편 역시 순탄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