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온 내용과 비슷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 회장은 지난 주말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범죄를 예방할 것을 강조했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법위원회는 중국 공안(경찰)과 검찰, 법원,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구다. 공안을 포함해 정법위원회 소속 150만 명 관리들이 마 회장의 강연을 시청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마윈은 ‘영화 속의 악당들은 첫눈에 바로 알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사법과 치안당국은 변화에 직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 설치된 CCTV 카메라는 이미 뉴욕보다 많다”며 “인간이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적절하게 다룰 수는 없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들어올 수 있는 영역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사업과 치안 시스템은 인터넷, 빅데이터와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장 좋은 의사는 병이 오기 전에 치료하고 중간 급의 의사는 병이 오면 치료하며 가장 수준이 낮은 의사는 병이 깊어지고 나서야 치료한다’는 중의학계에 전해 내려오는 말을 인용하면서 범죄 예방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범죄를 예측할 수 있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멍젠주 정법위 서기는 마 회장의 강연이 끝나고나서 “빅데이터 시대에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정법위 소속 관리들이 비전을 넓히고 현대 과학수단을 채택해야 한다”는 감상을 남겼다.
제이슨 응 시티즌랩 연구원은 “마윈 회장은 중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이외 사업기회도 엿봤을 것”이라며 “그러나 투명한 감시와 확실한 경계선이 없다면 빅데이터 기술이 시민의 권리를 억제하는 등 남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