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사회가 기존 이사가 새 이사를 뽑는 ‘셀프 선임’ 방식을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학내 교수 사회 반발이 전망된다.
이사 선출 방식을 바꾸자고 주장해온 서울대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는 항의표시로 개교 70주년 기념식 등의 학내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평의원회는 차기 이사 선출도 불참하기로 했다.
서울대 이사회는 올해 말 이사 6명의 임기 완료을 앞두고 새로운 이사를 뽑는 ‘이사후보초빙위원회’(이하 초빙위)를 다음 달 1일 구성할 예정이다. 서울대 이사회는 총 15명이며 이번에 교체되는 이사의 비율은 40% 안팎이다. 새 이사는 초빙위가 2∼3배수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최종 선임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문제는 초빙위가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5명과 평의원회 추천 2명의 인사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초빙위가 이사회 산하인 데다 위원장을 이사장이 맡고 위원 7명의 대다수가 기존 이사회 멤버여서 사실상 현 이사회의 뜻대로 신임 이사를 선임하는 구조다.
이같은 '셀프 선임' 방식을 두고 교직원 기구인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는 법인화 이후 수차례 정관 개정을 건의해온 바 있다.
이사 선임을 두고 이같은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이사회가 학내 최고의결기구 역할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총장까지 선출하고 있어서다. 올해 새롭게 구성되는 이사회는 2년 뒤 새로운 총장을 선임한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총장선출방식이 간선제로 바뀌고 처음 치러진 2014년 총장선출 때 총장추천위원회에서 2순위를 받은 성낙인 현 총장을 이사회가 최종 후보로 낙점해 큰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김형준 평의원회 의장은 “초빙위는 현직 이사장이 위원장을 맡을 뿐 아니라 위원 구성에서 현직 이사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폐쇄적인 이사 선임 과정을 거쳐 구성된 이사회가 지난 총장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불식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학교 측은 “법인화 당시 이사진에 외부 인사가 많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사회 분위기였다”며 “초빙위를 평의원회에 두고 평의원회 추천 수를 늘리자는 것은 법인화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