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액화석유가스) 자동차가 갈수록 줄어 한숨짓던 LPG업계가 최근 LPG 자동차에 대한 연료사용제한 규제 폐지 법안이 발의되면서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차량 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27만5661대였던 LPG 등록 차량은 올해 8월 221만9370대로 5만6291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유 등록차량이 39만1905대 증가해 900만 대 규모(901만4207대)로, 휘발유 등록차량이 23만5037대 늘어나 1000만 대 규모(1019만9836대) 시대를 연 것과 대조된다.
LPG업계는 2010년부터 5년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이어오던 중, 올 상반기 국제 LPG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석유화학용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 실적이 반등했다. 그러나 국내 주요 소비처인 수송용 부분은 지속 감소해 업계는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수송용 부분이 감소하는 원인은 국내의 경우, LPG 차량이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택시, 렌터카 등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일반인도 등록한 지 5년이 지난 중고 차량은 구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추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LPG업계는 19일 LPG 사용제한 규정을 삭제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 발의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LPG업계는 LPG 자동차 사용 제한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러나 산업부는 LPG에 붙는 유류세가 경유·휘발유 절반 이하라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며 규제 완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LPG는 휘발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경유보다 미세먼지 발생이 적은 장점을 갖고 있으며, 현재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공급량 확대로 LPG의 수급도 원활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LPG 차량 판매는 매년 10% 안팎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LPG업계는 2011년부터 총 106억 원(대한LPG협회 8억6000만 원)을 투입해 현대자동차와 함께 4세대 엔진기술을 적용한 ‘LPDi 엔진’과 핵심부품 개발을 완료하고 차량 출시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LPDi 엔진은 고압 액체 상태의 LPG 연료를 인젝터를 통해 각 연소실 안에 직접 분사하는 신기술과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기존 엔진(LPLi)에 비해 연비는 10%가량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가량 낮다.
LPG업계 한 관계자는 “LPG차 사용제한 규정 삭제 법안 발의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며 “법규가 풀려 LPG차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자동차 제조사들도 탄력을 받아 신기술 개발이나 신차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LPDi 엔진은 개발이 완료됐지만, 출시 시기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규제 폐지로 수요가 늘면 다양한 LPG 차량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