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첫 해외 국채 발행 성공…‘탈 석유’ 전략 가속 페달

입력 2016-10-20 08:49 수정 2016-10-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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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상 첫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이를 계기로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려는 구조개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19일(현지시간) 175억 달러(약 19조6100억원)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신흥국의 국채 발행 규모 중 최대이자 올해 사우디 재정 적자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이는 앞서 100억~150억 달러 규모일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는 물론 올 들어 최대였던 아르헨티나의 기록(165억 달러)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날 발행된 국채는 만기가 각각 5년, 10년, 30년으로 각각의 수익률은 2.60%, 3.41%, 4.63%다. 특히 10년물 수익률은 미국의 동일 만기 국채 금리보다 1.24%포인트 높다. 이날 사우디 국채 발행에는 670억 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리차드 하우스 스탠다드라이프투자 신흥시장 채권 책임자는 “이번 사우디 채권 발행은 완전히 성공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의 국채 발행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석유 의존도를 줄인다는 이른바 ‘탈 석유화 경제전략’의 일환이다. 사우디는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재정적자를 메꾸고 ‘탈 석유 개혁’을 위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8년에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자산 일부도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앞으로도 추가 국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는 오일머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민의 허리띠도 졸라매고 있다. 휘발유나 물 등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고 공무원 수당도 삭감했다. 며칠 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1000억 달러 투자 펀드에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2014년 배럴당 115달러 선이었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추락하자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는 재정난에 몰리게 됐다. 지난해 기준 사우디의 재정 적자는 97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한다.

국채 발행 시기를 이 즈음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미국 금리인상 전 낮은 금리로 최대한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자 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지난 9월 말 앙숙관계인 이란의 참여 없이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을 결정하도록 한 것은 국채 발행을 앞두고 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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