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임공임신중절수술(불법 낙태수술)을 한 의사에게 최대 12개월까지 자격을 정지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8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한 의사에 대한 처벌 강화를 담은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뒤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내달 2일까지 입법예고 기간 중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3일 불법 낙태수술 집도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명시해 불법 낙태 사실이 적발되면 통상 1개월까지였던 자격정지 조치 기간을 최대 12개월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관련 규칙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의료계와 여성단체는 여성 인권과 다양한 사유의 낙태 현실을 외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개정안에 낙태를 진료행위 항목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단체에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을 내세워 낙태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유전적 정신장애·신체질환 △전염성 질환 △강간 △근친상간 △산모의 건강이 우려되는 경우 등 5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낙태는 모두 불법이다. 합법적인 낙태도 임신 24주 이내에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