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동남아시아 지역을 발판으로 소주 세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이 지역 주요 국가들로의 소주 수출은 최근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대중문화에 이어 주류에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수출 실적은 694만 달러(약 7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성장했다. 연간 수출 실적은 31.6% 늘어난 1705만 달러(약 194억 원)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2012년 26.9% 이후 41.3%(2013년), 31.6%(2014년), 106.6%(2015년)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그 동안 동남아시아 지역을 새로운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현지 기업 제휴, 법인 설립, 신제품 출시 등 국가별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영역을 확대해 왔다.
동남아시아는 2015년 말 아세안경제공동체(AEC:Asean Economic Community) 출범으로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소주 세계화를 위한 기회로 보고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전략국가를 선정해 선택과 집중으로 이른 시일 내에 현지화에 안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주변 국가로 현지화 전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경제성장, 인구, 주류소비 성향 등을 고려해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를 소주 세계화를 위한 전략국가로 선정했다. 이들 국가로의 2015년 소주 수출 규모는 23만 상자였으며, 올해 전망치는 28만4000상자다. 하이트진로는 5년 뒤인 2020년에는 지난해의 4배인 101만8000상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 약 9500만 명의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고 동남아시아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3월 하이트진로는 기업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하노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을 통해 한류 드라마 협찬, 한국형 프랜차이즈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현지인 대상 영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필리핀은 증류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한류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아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 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수도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의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진로24, 참이슬, 자몽에이슬 등 다양한 브랜드로 현지인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태국과 캄보디아 시장에서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었다. 시음회,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현지 전국유통사와의 제휴를 추진,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상권에 안테나숍을 운용하고 있으며, TV광고도 진행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교민 및 현지인시장에 맞춘 홍보채널을 통해 진로24, 참이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동남아시아 시장은 한류문화 등 소주의 세계화를 위한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라면서 “이 지역을 시작으로 아시아 전체와 미주, 유럽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까지 수출액 5천 300억원 달성해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에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종합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