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3분기엔 기지개 켜나

입력 2016-10-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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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한 가운데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의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주 매출 기준 미국 3대 은행으로 손꼽히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이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나머지 다른 투자은행들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지난주 JP모건체이스는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기업과 투자은행 부문의 매출이 95억 달러(약 10조8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그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채권 부문 실적이 이번 매출 성장에 효자 노릇을 했다는 평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와 증시와 환율시장이 한 차례 요동치면서 상대적으로 채권시장에 수요가 몰렸던 것이 주효했다. 씨티그룹 역시 3분기 채권 트레이딩 부문에서 재미를 봤다. FT에 따르면 3분기 채권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3분의 1 넘게 올라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간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 수입 감소와 투자실적 부진으로 곤욕을 치렀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나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분기 실적 호조로 한시름 놓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월가 1군에 속하는 두 은행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물론 2군으로 분류되는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체방크 역시 투자은행 사업에서 호조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18, 19일에 실적을 내놓는다.

그간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은 주주들의 만족과 동시에 사업부와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을 쳐왔다. 하지만, 초저금리 기조에 투자 수익이 급감하면서 이들의 전략도 바뀌었다. 4분기 연속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던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 회사 구조에 대한 자체 분석을 실시했다. 올해 초에는 채권 판매와 트레이딩 부문의 인력을 10% 줄였다. 여기에 현재 아시아 전역의 투자은행 인력 30%를 줄여나가고 있다. 씨티그룹도 투자은행 사업부를 그대로 가져가되 소매금융 사업부의 수익성 판단을 자세히 검토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일본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수백 개의 지점을 축소, 폐점하고 있다. 이들 투자은행의 구조조정 노력은 점차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평가했다. 실제로 JP모건에서 그간 가장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기업·투자은행 사업부의 지난 9개월간의 순익은 소매금융을 앞질렀다. 사실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소매금융에 앞서게 된 것이다. 2014년 이들 두 사업부의 순익 격차는 23억 달러였으며 2015년에는 이를 절반 수준인 17억 달러로 줄었다.

데빈 라이언 JMP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 외환, 상품(FICC)부분이 강세를 보인다는 소식은 은행권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관건은 이들 투자은행 사업부의 체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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