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이 연기된 두산밥캣 상장(IPO)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공모 청약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소위 '끼워팔기' 영업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두산밥캣을 세일즈하면서 여러 기관이 받고 싶어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청약 물량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마켓팅 활동을 했지만 결국 흥행에는 참패했다.
지난 6일과 7일 밥캣 기관 수요 예측에 참여한 펀드 매니저는 12일 "밥캣 IPO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흥행이 저조하자, 자신들이 다음 번에 주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청약시 이번 결과를 많이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며 "실제 한투 측에서 하반기 IPO 대어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청약을 많이 받고 싶으면, 이번 밥캣 공모 청약때 좋은 가격을 많이 써내달라고 영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 역시 "기관투자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 해야 하는데, 한투가 주관을 맡은 4만1000원에서 5만원대의 밥캣의 공모가격은 애초 거품가격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참여를 주저했다"며 "그런데 이같은 상황을 알고도 또 다시 한투가 자신들이 맡은 삼성바이로직스 딜과 묶어서 기관투자자들을 압박 한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 IPO주관사가 이렇게까지 영업하는 건 난생 처음 본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향후 대표 주관을 맡게 될 삼성바이로직스 딜과 묶어 강력하게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불구, 밥캣 공모가 수요예측은 결국 참패로 끝났다. 다수의 참가자들이 3만원대 중반에서 2만원대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두산밥캣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격 범위인 4만1000원~5만 원보다 최대 50% 낮은 수준이다.
결국 두산그룹은 발행 물량을 대폭 줄여 다시금 밥캣의 재상장을 추진 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그간 IPO 주관사를 맡기 위해 터무니 없는 공모가격 밴드를 제시했고, 그 결과 최근 주관한 엘에스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잇달아 공모청약 흥행에 실패했다"며 "특히 밥캣은 역대 2위 규모의 IPO였기 때문에 무리하게 삼성바이로직스와 연관시킨 영업까지 시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런 끼워팔기 영업이 두산밥캣에 대한 재청약과정에서 또 일어날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같은 잡음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지속적으로 공모 청약에 참여 하는 기관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지만, 당 사가 대표 주관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청약시 혜택을 준다고 한 것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