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 브렉시트 준비하는 영국농업…“돼지·양고기 등 품질로 승부”

입력 2016-09-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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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빅넬 전국농업인연합회 총책임자

“농축수산물 수출입과 관련한 협상을 지금까지는 유럽연합(EU)이 다 했는데, 이제부터는 영국 정부가 직접 각국과 재협상을 벌여야 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무소에서 만난 필 빅넬 전국농업인연합회(NFU: ationl Farmers’ Union) 총책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대비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낸다고 했다.

농업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1908년 설립된 NFU에는 현재 4만7000여 명의 회원이 소속해 있다. 영국 전체 농업인구(45만여 명)의 10%가 넘는 규모다.

부친 역시 농부라고 소개한 빅넬 책임자는 “EU를 제외하면 미국이 가장 큰 수출 상대국인데 재협상에 있어서 다양한 옵션을 따져보고 있다”며 “호주나 뉴질랜드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라는 과제가 있다. 2018년 12월 EU 탈퇴 전까지 준비를 하겠지만 국가별 재협상에는 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격 면에서 영국이 가장 싼 생산국은 아니지만 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EU와 비교해 돼지고기와 유제품, 밀, 양고기 등 품목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이런 제품을 앞세워 한국과도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영국 농축산식품 수출은 3045만 달러로 전체 수출 비중의 0.5%를 차지했다. 수출은 주로 가공식품(2441만 달러)으로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아직 미미한 규모임을 감안할 때 영국과의 협상에 따라 농식품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수입액은 2억8000만 달러(전체 수입 비중 0.9%)로 위스키 수입점유율이 96.6%에 달했다.

빅넬 책임자는 “영국이 EU에 내는 기부금에 비해 돌아오는 혜택은 적었다. 또 많은 농업인이 EU를 떠나자고 했는데, 각종 규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며 “브렉시트와 관련해 더 이상 재선거는 없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대처를 잘하는 게 급선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브렉시트로 3만 명 규모의 외국인 상시근로자 인력 충원과 EU 보조금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예견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ㆍ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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