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실적 부진에도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려온 부광약품이 최근 파이프라인들이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포스트 한미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378억 원 중 18.3%인 129억 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3년 최저 매출인 1308억 원을 기록했을 때에도 R&D 비용으로 7.9%를 투자했다. 이후 두드러진 매출 상승세는 없었지만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2014년 9.9%, 지난해 13.7%로 늘려오며 투자를 이어왔다.
그 결과 최근 부광약품의 파이프라인 물질들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회사인 덴마크 콘테라파마에서 개발한 LID(파킨슨병 환자에게 레보도파 투여 시 발생하는 운동장애) 치료 후보물질인 ‘JM-010’의 개념증명 전기 2상 임상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목표를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운동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는 상황이어서 JM-010이 시판될 경우 매출 규모는 대략 1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또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혈당 및 체중 감소효과를 인정받은 당뇨병치료제 ‘MLR-1023’도 하반기 후기 2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MLR-1023이 시판되면 5년 후 미국에서는 약 4조 원, 유럽에서는 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MLR-1023은 3상 임상시험 전 라이선스 아웃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신약 개발 중심의 오너 경영철학으로 R&D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올 수 있었다”며 “향후 3년간 R&D 비중을 더 높여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