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이 철도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가전시장은 급격한 기술 진화와 치열한 경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가운데 철도 관련 시장은 시스템 제공과 꾸준한 유지 보수 로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파나소닉이 영국 철도 시스템 업체인 앨런 딕 커뮤니케이션스(이하 AD콤스)를 100억 엔(약 1081억 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AD콤스는 신호 제어 기술과 차량의 유지 보수 등을 전개하며, 영국 철도 대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AD콤스 인수를 통해 철도 관련 시장에 전격 진출하게 된 셈이다. 주택 및 자동차 분야로 경영의 축을 옮겨온 파나소닉으로서는 실적 안정을 기대하기 쉬운 영역에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히하는 모습이다.
앞서 일본 전자업계에서는 히타치제작소가 이탈리아 방산업체 핀메카니카의 철도 관련 자회사인 안살도브레다를 인수하는 등 철도 부문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안살도브레다는 올 3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시에 새로운 공장 문을 열었고, 오는 2019년 상반기까지 통근용 차량 163량을 납품할 계획이다. 이로써 히타치의 철도 사업 매출은 1700억 엔에서 4000억 엔으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철도산업연맹에 따르면 세계의 철도 관련 시장은 연평균 약 3%로 성장해 2019년에는 약 1763억 유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멘스 등 유럽 3강 이외에 중국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중궈중차가 수주를 늘리고 있는 영향이다.
파나소닉이 철도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처럼 철도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AD콤스는 2003년에 철도 시스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영국 대부분의 철도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고, 운행 관리 시스템과 차량 내부에 설치하는 정보 제공용 디스플레이도 납품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보유 기술을 활용해 AD콤스와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철도 차량용 공조 장치 및 모터 외에 방범 시스템도 다룬다는 계획이다. 또한 영국을 시작으로 철도 관련 사업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파나소닉은 앞서 유럽에 철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바 있다.
파나소닉은 2018 회계연도에 유럽 법인을 통한 매출을 약 1조500억 엔으로 2015년 대비 50% 늘릴 계획이다. 차량용 배터리 등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철도 관련 사업의 성장 전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