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 투자청이 미국 뉴욕 랜드마크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지분 9.9%를 매입했다고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저유가로 인한 재정난 우려에 투자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투자청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지분 9.9%를 6억2200만 달러(약 6982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 투자청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으나 이 빌딩을 관리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리얼티트러스트는 지분 매매 사실을 인정했다. 존 케슬러 엠파이어스테이트리얼티트러스트 회장은 성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품격 있고 믿을 만한 부동산 투자자 중 한 곳이 우리의 파트너가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1931년 완공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뉴욕의 상징이다. 9·11테러에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지어진 1970년 직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도 통했다.
최근 카타르는 2년간 계속된 저유가로 재정난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과 미국의 유명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지난해 9월 현재 70억 달러 규모인 미국 투자를 향후 5년간 5배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타르 국부펀드는 자산규모가 3350억 달러로 세계 9위 규모의 국부펀드다. 유명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동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카타르항공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밖에 독일의 폭스바겐,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스위스 글렌코어, 중국 농업은행, 에너지업체 로열더치셸, 바클레이스와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큰 손’ 투자자로 통한다.
카타르 투자청의 이번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지분 매입은 최근 몇 년간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자금이 미국과 영국의 고가 상업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맥락과 같은 흐름이라는 평가다. 뉴욕 맨해튼 서쪽 허드슨 야드, 센트럴파크 남단의 초고층 빌딩 신축에도 외국계 자금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에는 중국 안방보험이 럭셔리 호텔의 상징이자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토프 아스토리아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