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출시한 ‘갤럭시S7 엣지’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5개월 만에 신작 ‘갤럭시노트7’으로 또다시 호평을 얻고 있다. 가뜩이나 판매 감소로 고전하는 애플에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애플은 내달 신작 ‘아이폰7’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선을 제압하고 나서면서 향후 양사의 경쟁 구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 강화된 S펜, 전·후면 엣지 디자인, 방수가 핵심 기능이다. 5.7인치 대화면에 OLED를 채용하고 있고, 본체 측면을 둥글려서 대화면과 그립감을 모두 살렸다는 평가다. 또한 S펜은 실제 펜과 같은 필기감을 제공하기 위해 펜 끝의 지름을 전작 1.6mm에서 0.7mm로 크게 줄였고, 필기할 때의 압력은 2048단계에서 4096단계로 세분화했다. 웹 화면에서 텍스트의 단어 위에 펜촉을 올려놓으면 그 단어를 번역해주거나 확대해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또한 갤럭시노트7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본체와 펜에 방수·방진 기능이 적용됐다. 화면이 젖어 있는 상태에서도 펜으로 메모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제품에서 괄목할 만한 기능은 지문과 패턴 이외에 새롭게 홍채 인식 기능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지문인증은 지문 인식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홍채인증은 스마트폰을 보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잠금이 해제된다. 홍채 인증은 일본 후지쯔의 스마트폰에 이미 탑재된 기술이다.
갤럭시S7 엣지가 대성공을 거둔데 이어 이번 갤럭시노트7에 대해서도 대체로 호평이 쏟아지면서 숙명의 라이벌 애플의 아성도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에 출시한 ‘갤럭시S5’에 대한 반응이 신통치않아 한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3월에 출시한 ‘갤럭시S7 엣지’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부진의 늪에서 탈출했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6 회계연도 2분기(4~6월)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기기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3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나 증가했다.
갤럭시S7 엣지는 전작 모델에서 채용을 보류해 유저들로부터 불만을 산 방수 기능과 외부 메모리 지원을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결점 없는 하이 스펙의 스마트폰이 완성, 단번에 떠났던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번 갤럭시노트7에도 마찬가지로 갤럭시S7 엣지의 카메라 성능을 유지하면서 펜 기능을 강화한 것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대화면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측면을 둥글려 거부감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실제로 5.7인치 갤럭시노트7와 5.5인치 갤럭시S7 엣지를 비교해도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갤럭시노트7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은 19일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이는 매년 9월 초에 신형 아이폰을 발표하고 그 다음주부터 출시해온 애플을 의식한 행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기선을 제압, 애플의 신제품이 나오기 전에 어느 정도 시장을 장악해 놓을 셈.
애플은 이미 2개 분기 연속 판매가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갤럭시S7에 이어 갤럭시노트7까지 가세시켜 역공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2.8%로 1위였다. 2위 애플의 점유율은 11.9%로 양사 점유율 격차는 10.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작년 2분기만 해도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7.2%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