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기술특례상장)제도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지난 10여 년간 단 15개의 기업이 이 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성과가 미미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전면 개편하며 활성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非)바이오 기업도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12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원자현미경 제조업체 파크시스템스와 시각효과 전문업체 덱스터는 비바이오 기업이다.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기술성 평가를 받은 30개사 중 비바비오 기업은 6곳(전체의 20%)을 기록했다. 파크시스템스와 덱스터 외에도 옵토팩(이미지센서 패키징), 아시아종묘(종자 개발·생산), 이엔드디(자동차 촉매 및 이차전지 소재), 넥스지오(지열발전소설비) 등 6개 업체가 기술평가를 신청했다.
이전 비 바이오 기업으로 기술평가를 통과해 코스닥에 상장한 곳은 2014년 상장한 항공기 부품업체 아스트가 유일했다.
올해는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하는 비바이오 기업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은 14개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비바이오 기업은 6곳(전체의 42.9%)을 차지했다. 이미 이엔디드(자동차 촉매와 이차전지 소재 제조기업)는 기술평가를 통과해 상장예비심사 중이다. 올 하반기에도 비바이오 기업 3개사가 기술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이용하는 비바이오 기업이 증가하는 것은 관련 제도의 개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거래소는 지난해 4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과거 바이오 등 벤처기업만 기술기업 상장특례 대상에 포함했지만, 제도 개정으로 중소기업법에 의한 일반 중소기업까지 그 범위가 확대됐다. 또 평가수수료를 현행 건당 1500만 원에서 500만 원 수준으로, 평가기간 역시 기존 9주에서 4주로 단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