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단기간에 극심한 조정국면에 빠져들면서 지배주주 일가(一家)가 오랜만에 자사주 매입에 뛰어드는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배기반 강화, 주가 안정 등 제각기 사연들은 다를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증시 조정국면을 자사주 매입의 ‘호기(好期)?’ 삼고 있는 듯 하다.
투자자들로서는 현 장세에서 지배주주 일가의 수급상의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어 향후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이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마니커 최대주주인 한형석 대표이사는 지난달 31일과 이번달 1일에 걸쳐 장내에서 자사주 22만3320주(지분율 0.49%)를 추가 매입했다.
한 대표가 장내 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2004년 6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이를 통해 한 대표는 마니커 보유지분을 17.61%로 확대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8.69%에 이른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5일 2004.22P로 사상 처음으로 2000P를 돌파한 뒤 최근 급격한 조정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 대표처럼 모처럼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지배주주 일가가 잇따르고 있다.
신성이엔지 이완근 대표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자사주 매수는 지난 2일까지 이어져 이 기간 동안 114만2790주(3.24%)나 사들였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신성이엔지 지분은 12.92%에서 16.16%로 급증했다. 게다가 계열사인 에스에이치씨까지 사들이면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5.60%로 확대됐다. 이 대표의 장내 매수를 통한 지분 확대는 지분 신고서상으로는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오랜만의 일이다.
동방아그로는 지배주주인 염태근 회장의 아들들이 나서고 있다. 염병춘 전무이사는 지난달 30, 31일 자사주 6만5710주(0.48%)를 추가매입한 데 이어 염병진 전무이사(보)가 지난 2일과 8일 이틀에 걸쳐 2만8000주(0.21%)을 사들였다.
염 회장 일가의 장내를 통한 자사주 매입은 지난 5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인 염병만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36.59%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