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사실상 차기 영국총리 확정… ‘제2의 대처’ 탄생

입력 2016-07-1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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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59) 영국 내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직을 확정 지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수당 경선 경쟁후보였던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 차관이 전격 경선 포기 선언으로 단독후보에 오르게 되면서 사실상 차기 총리 지명이 결정된 것이다. 이로써 영국은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를 맞게 됐다.

이날 레드섬 차관은 런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강력한 총리가 바로 임명되는 것이 국익”이라면서 “테러사 메이의 큰 성공을 바란다. 메이에 대한 완전한 지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레드섬 차관의 경선 포기 선언 직후 당 대표 경선 일정을 담당하는 보수당 원로그룹 ‘1992 위원회’그래엄 브래드 위원장은 더 이상의 경선은 없을 것이며 메이 후보를 차기 대표로 공식 확인에 앞서 위원회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국 언론들은 메이 장관이 수일 내 총리직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원래 레드섬 차관은 이번 총리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5명 후보 중 메이와 함께 강력한 경쟁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EU 탈퇴파’ 레드섬이 경선에서 ‘잔류파’였던 메이를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애초 경선 일정은 약 15만 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두 후보를 놓고 오는 9월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인 뒤 이튿날 당선자가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레드섬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됐다. 레드섬 차관은 지난 8일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엄마인 내가 메이 장관보다 더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980년 결혼한 메이 장관이 자녀가 없는 반면 1993년 결혼한 레드섬 차관은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러한 ‘어머니 발언’으로 레드섬은 거센 비난을 샀으며 10일 자신의 발언이 의도와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메이에 공개사과를 했다.

레드섬의 경선 포기로 메이 장관은 사실상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영국 총리에 오르게 됐다. 메이 장관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출신으로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잡은 직후 내무장관으로 발탁된 이래 최장 내무장관직 재임 기록을 쓰고 있다. 경선 기간 메이 장관은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혔다.

메이 장관이 총리로 확정되면 집권 보수당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권력 부재를 조기에 메우고 브렉시트 혼란에 대한 본격적인 수습 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EU 잔류파였던 메이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총리직을 맡더라도 EU 잔류를 위한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총리직의 공식적인 승계 절차는 없다. 대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를 알현해 사임 의사를 밝히면 영국 왕실 측이 후임자인 메이 장관을 궁으로 초청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며 이 절차는 일주일 내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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