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본격화 한 하이투자증권에 1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복병에 하이투자증권 매각 가격에도 상당 부문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에 대한 자구안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에도 부정적 여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6월29일 농협과의 1심 재판에서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소송은 경유펀드 횡령사건과 연루 된 것으로 사건의 발단은 ‘현대원자재유통사모증권투자신탁3호(채권)’가 설정된 지난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초 이 펀드의 운용은 현대자산운용이 맡고, 수탁사는 농협은행, 펀드의 판매와 관리는 하이투자증권이 전담하는 구조로 설정됐다. 이 펀드는 경유를 수입, 판매해서 차익을 수취하는 구조로 진보석유화학이라는 석유 수입업체가 관련 업무를 도맡았다.
그러나 펀드 설정이후 진보석유화학 대표 A씨가 경유를 반출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A씨가 경유가 보관 된 창고의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한 것. 뒤늦게 경유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수탁사 농협은행은 하이투자증권과 진보석유화학, SP탱크터미널을 상대로 민사소송인 손해배상소송을 지난해 6월 제기했다.
이번 재판 패소로 하이투자증권이 농협에 지급해야 할 손실금액은 지연이자를 빼고도 총 96억5000만원에 달한다. 손실금액 규모만 따져도 하이투자증권의 1분기말 자기자본(7036억원)의 1%를 초과하는 규모다.
하이투자증권은 손실금액을 회계상 손실반영하는 한편, 향후 항소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원고인 농협측이 변제를 받는다고 했기 때문에 변제공탁을 하지 않고 직접 펀드에 입금해 줬다"며 "향후 절차를 밟아 항소를 제기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진보석유화학 대표 A씨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이미 사전 수요 예측을 실시하고 이 달 중으로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하는 등 비공개 입찰을 진행 중이다. 매각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 업계에서 현재 추정하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가격은 6000억원 규모"라며 "다만 매각이 진행중인 딜에 소송 등 우발 채무는 매각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