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참의원(상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개헌에 필요한 의석 3분의 2 이상을 확보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일본에서 오는 10일 참의원 전체 242명 중 절반을 새로 뽑는 선거 투ㆍ개표가 진행된다. 일본은 3년마다 참의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여당에서 이번에 선거에 나가지 않는 의석은 자민당이 65석, 공명당이 11석으로 총 76석이다. 선거에서 46석을 확보하면 과반수를 유지한다.
사실 그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높은 인기를 끌었던 주원인인 아베노믹스는 최근 실패할 위기에 몰려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결과에 엔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고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도 요원하다.
그러나 야당이 무력해진 가운데 유권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아베에 쏠려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여당이 무난히 과반수를 확보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민당이 헌법 개정 발의에 필요한 총 162석 이상을 확보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물론 오사카유신회와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개헌을 지지하는 4개 정당의 현재 선거에 나가지 않는 의석 수는 84석이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 이들 4개 정당은 78석을 얻으면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6일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엿보는 것은 물론 무소속 후보까지 합치면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무난히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미 자민당과 공명당은 중의원(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보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초점이 경제보다는 정치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안보법 개정을 통해 종전 이후 일본이 유지해왔던 평화주의 기조에서 탈피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면 아베는 평생의 숙원이었던 평화헌법 개정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는 아베가 개헌에 초점을 맞추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티시스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7월 참의원 선거가 아베에는 불확실한 결과로 될 것”이라며 “아베는 유세 기간 인기 없는 개헌 논의는 피했다. 사실 유권자들은 개헌보다 연기금과 헬스케어, 아베노믹스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아베노믹스 실패가 이번 선거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개헌 추진에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가 섣불리 개헌을 추진하면 아베노믹스 실패가 다시 부각되는 등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