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증시임을 자부하던 상하이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선전증시 ‘중소판’이 지난달 17일 사상 처음으로 상하이증시를 제치고 거래량 1위에 등극했으며 현재도 치열하게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소판은 지난 2004년 출범했으며 민간 중소기업 중심의 거래소다. 중소판은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 ‘메인보드’, 중국판 ‘나스닥’으로 꼽히는 ‘차이넥스트’와 함께 중국 4대 거래소로 불리고 있다.
중소판은 최근 5거래일간 하루 거래대금이 평균 1800억 위안(약 31조5700억원)으로, 상하이증시와 막상막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상하이증시가 급격하게 추락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불과 12개월 전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8월과 연초 혼란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하이증시 거래량은 1년 만에 86% 줄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서비스와 첨단 기술 등 이른바 ‘신경제’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도 이들 기업이 많이 상장된 중소판이 부상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소판 상장사인 베이징세븐스타일렉트로닉스는 거래량이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배에 달한다. 공상은행 시가총액은 베이징세븐스타의 100배 이상이다.
다이밍 헝성자산운용 머니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성장 잠재력이 크지 않은 전통산업이 집중된 상하이증시 주식을 매도하고 중소형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량이 많다고 해당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중소판 지수는 작년 75% 급등하고 나서 올해 15% 빠졌다. 개미투자자들이 중소판으로 몰려들면서 변동성도 매우 높아졌다. 중소판 지수 변동폭은 지난 30거래일간 상하이종합지수보다 53% 이상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