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파운드 급락세가 효자?”…英 관광업계 수혜 기대감 고조

입력 2016-06-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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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특히 영국의 파운드 가치는 31년래 최저치를 연일 갱신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 수혜 기대감에 들뜬 업계가 있다. 바로 영국의 관광업계다. 업계에서는 브렉시트 여파에 파운드 급락세로 환율이 떨어지면서 그간 높은 물가 때문에 발걸음 하지 않았던 해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가파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이날 장중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 가까이 추락해 1.312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4일 기록했던 1985년 이후 최저치를 다시 경신한 것이다. 파운드 가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2거래일간 약 12% 추락했다. 영국의 탈퇴로 유로화 역시 동반 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파운드 가치 하락세가 이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 레고랜드와 마담투소 운영업체인 멀린 엔터테인먼트의 닉 바니 최고경영자(CEO)는 유로나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 하락세가 영국 내 레저업계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유럽의 휴일 숙박 등 레저 비용이 조금 더 비싼 편인데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 영국인들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영국 내에서 더 많이 휴일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니 CEO는 이어 “또한 파운드 급락세로 상대적으로 영국에서 휴일을 보내는 것이 더 저렴해지면서 유로존 국가의 방문객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이자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도 브렉시트가 영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인물 중 하나다. 트럼프는 최근 스코틀랜드에 ‘턴베리 골프 리조트’를 2억 달러를 들여 새로 단장한 뒤 재오픈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을 찾은 방문객은 늘었지만, 이들이 영국에서 쓴 돈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지난해 영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 3612만명으로 전년대비 5% 증가했다. 다만 해외 관광객 지출은 총 220억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파운드 가치, 즉 환율 문제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유로터널의 자크 구논 CEO는 파운드 하락으로 영국의 면세사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회계·컨설팅회사인 PwC의 리즈 홀 숙박·레저 부문 책임자는 파운드 하락세로 매년 영국을 찾는 600만명의 출장객에 대해서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기업들이 출장 관련 예산을 줄일 수 있기 때문. 사실상 브렉시트가 반(反)세계화, 반이민 정서의 승리라는 점에서 동유럽인을 비롯해 피부색이 다른 사람에 대한 영국의 차별적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여행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EU 탈퇴로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에 제한된다는 점도 무역은 물론 여행업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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