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운명의 날] 제2의 영국은 어디?…유럽으로 번지는 EU 엑소더스 움직임

입력 2016-06-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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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을 가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영국 전역에서 실시됐다. 결과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전문가들은 진짜 문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종료된 이후라고 보고 있다. 투표 이후 유럽 역내에서 엑소더스(탈출) 움직임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투표 결과가 브렉시트로 결론 나면 반(反) EU 세력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경제전문매체 CNBC는 23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의 최근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선진국과 서유럽의 네덜란드의 엑시트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고브가 최근 유럽 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6개국의 응답자 대다수가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더 많은 국가들의 EU 이탈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향후 추가 EU 탈퇴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69%)이었고 덴마크(66%)와 노르웨이(57%)가 그 뒤를 이었다.

영국 켄트대학의 파올로 다르다넬리 교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덴마크와 스웨덴은 관찰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그들의 입지가 상당히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르다넬리 교수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EU 회원국이 유로존 국가와 비(非)유로존 국가로 나뉘어 유로존 국가가 비유로존 국가를 의사 결정 시 ‘왕따’ 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EU 회원국이지만 유로존은 아니며 자국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도 유로존도 아니어서 엑시트에 대해 해당 사항은 없다. 이렇게 된다면 이들 국가에서 EU에 대한 회의론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니켈은 “이들 국가에서 ‘우리는 경제 개혁이 불가능한 남유럽 국가를 위해 우리 돈을 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목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다”면서 “바로 이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국가에서 EU 탈퇴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된다면 영국과는 차원이 다른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카르스텐 닉켈 테네오인텔리전스의 정치리크스 애널리스트는 덴마크와 스웨덴처럼 체계화된 정치기구를 갖추고 있고 경제도 상당히 탄탄한 선진국에서 엑시트 가능성이 거론된다면 다른 EU 회원국의 탈퇴 논의 때보다 더 강한 파급력을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닉켈 애널리스트는 스웨덴과 덴마크와 비슷한 이유로 서유럽인 네덜란드의 엑시트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표 결과가 브렉시트로 결론이 난다면 남유럽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엑시트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페인은 오는 26일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0월 헌법개정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투표를 앞둔 상황에 브렉시트 이후 극우세력이 힘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국민투표가 브렉시트 찬성 쪽으로 결론이 난다고 해도 곧바로 다른 회원국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으나 유럽인들 사이에서 유럽 통합에 대한 의구심의 씨앗이 심어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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