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유세윤이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절친 유상무를 희화화했다. 해당 사건에는 피해자가 존재하고, 여론 또한 민감한 상황. 사건의 무게감을 인지하지 못한 ‘눈치 없는’ 개그에 대중의 반응은 차갑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 시즌7’에서 정연주는 “TV에 나와서 ‘죽고 못 사는 친구’처럼 굴었으면, 친구가 사고 쳤을 때 같이 자숙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운을 뗐다.
유상무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상황을 꼬집은 것. 잘못은 유상무가 했지만, 함께 활동한 옹달샘 멤버 유세윤 장동민도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런 여론을 빌려 논란의 당사자에게 책임의식을 안겨준 일침이지만, 이어진 유세윤의 가벼운 행동은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유세윤은 눈치만 봤다. ‘죽고 못 사는 친구’ 유상무를 둔 유세윤이므로. 더구나 그 친구는 대중이 민감하게 느끼는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진술을 번복하는 상황까지 이르러 신뢰를 잃은 상태다. 코너에 몰린 유세윤이 “저기, 그런데 절교했다던데”라는 말로 위기를 모면했다. 유세윤은 절교라는 말로, 다급하게 그 친구와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웃음포인트라는 걸 강조하는 것마냥 유세윤 표정은 과장스러웠고, 제작진은 작위적인 웃음소리를 효과로 집어넣었다.
유상무를 향한 뼈 있는 일침이 될 수 있었던 이야기가 그냥 시답잖은 농담 따먹기로 끝나버렸다. 실제 강도 높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그를 개그에서 희화화시키는 소재로 사용하자, 불쾌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법적 심판과 별개로 대중은 “상대 여성은 여자친구”라는 거짓 진술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던 유상무의 도덕성에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그를 향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유세윤의 “절교했다”는 표현 자체도 성숙하지 못했다. 어린 학생들이 쓸 법한 ‘절교’라는 단어로 허무맹랑한 농담을 던진 그는 시청자의 불편함만 초래했다.
유상무가 느껴야 할 책임감을 강조한다는 느낌보다는, 시의성 있는 웃음을 위해 그의 상황을 일회적 개그 소재로 소비했다. ‘SNL7’ 제작진 역시 여론불감증을 보인 신중하지 못한 판단에 비난을 샀다. 불편함만 남긴 ‘유상무 희화화’는 무엇을, 누구를 위한 웃음이었는지, 그저 모두에게 찝찝한 뒤끝을 남겼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