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딸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및 초경 상담, 어디로 갈까요?

입력 2016-06-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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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국가백신접종사업과 달리, 여성 사춘기 전후 접종하는 백신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이 올해부터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되어, 당장 올 6월 20일부터 무료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백신은 비용이 부담스러운만큼 접종 대상에 포함되는 만 12~13세 여아의 부모는 특히 관심이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3회 접종이 원칙이지만, 만 13세까지 2회 접종 만으로도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번 국가지원 예방접종 사업에 처음으로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올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은 기존 국가예방접종과 달리 특이한 점을 몇 가지 갖고 있다. 첫 번째 특이점은 접종 대상이 여성(여아)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특이점은 접종 시기인데, 출생 직후부터 유아동기에 백신접종 지원이 대부분 끝나는 것과 달리, 사춘기에 접종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특이점은 BCG, 간염, 뇌염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으로 끝나던 기존 지원과 달리, 초경이 시작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국비 지원 건강상담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 특이점은 접종 장소이다. 주로 소아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접종하던 것이 산부인과나 여성의원으로 확대되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사업이 특별한 이유는 초경 등 여성의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 시기부터 임신과 출산도 가능해져 여성으로서 건강관리가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 저출산 및 20~3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급증 등의 문제에 대해 국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여성 건강관리에 선진적 예방법을 도입했다는 점은 산부인과전문의로서 칭찬하고 싶다.

실제로 만 12~13세는 한국 여성의 초경이 시작되는 평균 연령이다. 이 시기의 여자청소년은 아동도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사춘기에 일어나는 급격한 신체 변화에 대해 많이 당황하게 되는데, 초경부터 생리가 정착되기 전인 대략 2년간 실제로 생리불순, 심한 생리통 등 생리 트러블로 고생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그러나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 때문에 진료를 받지 않고 진통제 등으로 버티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여성으로서 신체 변화가 일어나는 사춘기 무렵에 어머니와 함께 가까운 여성의원이나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면서, 본인의 생리 양상에 대해 상담을 받아보도록 권하고 싶다. 이런 문화가 정착된다면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부인과질환으로 인한 생리량 과다와 심한 생리통,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는 월경전증후군 등의 증상으로 불필요한 고통을 겪지 않게 돕고, 난임의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는 부인과 질환의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만12~13세 소녀들이 혼자서 산부인과나 여성의원을 처음으로 방문해 진료받기가 쉽지 않을 것인 만큼, 첫 방문에는 어머니나 어른이 동행해 마음 편히 접종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대표원장

현)질병관리본부 성병진료지침 감수위원

현)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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