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지연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며 “나도 궁금해서 공정위원장에게 몇 차례나 너무 느리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수합병이 심사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지 178일째가 지났지만 아직 경쟁 제한성 조사 결과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겠다며 공정위에 승인을 요청한 날은 지난해 12월 1일이다.
공정위의 조사가 길어지는 주된 이유는 시장획정 문제다. 인수합병으로 영향을 받는 시장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경쟁 제한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 인수합병은 서로 다른 시장에 속했던 통신과 방송사업자 간 결합인 만큼 어느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지 판단이 쉽지 않다. 과거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심사를 하는 쪽에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정위는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이해관계자인 KT에 자료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KT에 요청한 자료는 ‘해외규제기관의 통신·방송시장 기업결합 심사절차와 관련 사례, 심사 기한’으로 KT는 지난 17일 관련 자료를 공정위에 전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획정 문제는 이번 심사의 중요한 난제 중 하나”라며 “시장획정, 경쟁 제한성 판단, 시정 조치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동시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수합병 당사자나 관련 업체들에 지금까지 몇 번이나 자료 보정을 요청했고, 며칠이나 제외됐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통신·방송 분야는 급변하는 IT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제조업 등과 달리 기업 결합 심사에 변수가 많다. 최근 통신·방송 융합을 근간으로 하는 뉴미디어 시장이 전방위로 성장하면서 통신·방송사업자 간 합병에 다양한 산업군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엮여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통신·방송 간 기업 결합의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뚜렷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3월 공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통신·방송 결합상품의 시장지배력에 대해 일부 언급했지만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