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와 쿠첸 등 밥솥업체의 주가가 하락세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김수현과 송중기 등 한류스타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쳤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크게 늘어나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밥솥주의 내림세가 두드러진다. 이달초 20만9500원이던 쿠쿠전자의 주가는 이날 17만3500원을 기록하며 17.18% 하락했다. 업계 2위인 쿠첸도 같은 기간 10.49% 추락했다.
이들 밥솥업체는 중국 진출을 위해 한류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연배우로 출연한 김수현을 모델로 쓰고 있고, 쿠첸도 최근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중기를 모델로 발탁했다. 한류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한류스타를 이용해 실적을 끌어올릴 심산이다.
하지만 효과에 견줘 투입비용이 너무 컸다. 지난 16일 쿠쿠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946억원, 영업이익 274억원, 당기순익 2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2.6% 늘었지만,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6.5%, 12.6% 줄었다. 특히 비용 중 광고선전비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쿠쿠전자의 광고선전비는 92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70%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쿠쿠전자의 1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라며 “영업이익 시장추정치 304억원에 현저히 못미쳤다”고 평가했다.
쿠첸 역시 지난 11일 올 1분기 매출액 695억원, 영업익 35억원, 당기손익 27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중 광고선전비는 16억3800만원으로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이 광고선전비로 집행됐다.
게다가 쿠쿠전자는 개성공단 폐쇄라는 직격탄도 맞았다.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로 쿠쿠전자는 4개의 생산시설 중 개성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개성공장은 연간 84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지난해 쿠쿠전자 밥솥의 15% 가량을 생산했다. 현재 인천에 대체공장을 확보해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개성공장 중단 여파는 쿠쿠전자의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했다. 지난 3월 중국 샤오미는 밥솥 브랜드 ‘미지아’(米家ㆍMIJIA)를 런칭했다. 국내 시장에는 이달말 진출할 계획이다. 샤오미에서 개발한 밥솥은 프리미엄급에서 사용하는 IH(유도가열)방식을 적용했지만 한화기준 18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국 전기밥솥시장에서 중국업체가 56%, 일본업체 23%, 국내업체 21%를 나눠갖고 있다. 샤오미의 밥솥시장 진출은 중국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국내 밥솥 업체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