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이틀째 광주 민심을 두드리고 있어 대선 주자 행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13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4ㆍ13 총선은 ‘반란’이 아닌 ‘혁명’”이라며 “저도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고 자성하면서 "2시간 동안 수장돼가는 아이들의 절규를 생방송으로 보고만 있어야 했던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하나의 역사만을 강요하는 폭력적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 한일 위안부 불가역 협약, 어버이연합, 개성공단 폐쇄, 가습기 사건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역사의 후퇴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정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에 정치권에서는 “대선 주자로서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며 ‘대권 행보’라는 퍼즐을 완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회 의원들과의 한 시간가량 비공개 면담은 서울시장 자격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평소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했던 강조했던 박 시장은 강연 전날 5ㆍ18 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윤장현 광주시장, 광주시의원, 지역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5월 단체 관계자, 청년 상인등을 차례로 만났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꺼려온 박 시장 측은 그동안 “국민과 시대가 박 시장을 필요로 하면 대선 출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박 시장은 전날 정치인들의 ‘출정지’로 정형화된 5·18 묘지를 참배하면서 대선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과거부터 광주정신과 늘 연결돼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돌려 답했다.
박 시장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인 워크숍에도 격려 방문했다.
그는 이튿날 전남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정치적 전환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호남에서 왔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광주에서 가장 먼저 일어났다”며 “20대 국회가 시작하는 마당에 첫번째 연수의 장소로 광주·전남에 온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워크숍에서) 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