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과 선글라스는 단순한 시력교정용 도구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널리 사용된다. 시력이 나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안경을 착용한다.
그런데 자신에게 꼭 맞는 안경을 구매하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얼굴에 안경을 맞추려면 안경점에 가서 직접 착용하는 방법 외에 다른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많은 인터넷 쇼핑몰들이 안경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착용해볼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뜻 구매하기가 어렵고 구매해도 반품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안경점은 온라인 쇼핑몰의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는 걸까? 미국의 신생 벤처기업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이른바 '집에서 써보기(Home Try-on)' 시스템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와비파커'는 일반 인터넷 쇼핑몰과 달리 5가지 맞춤 안경을 5일간 소비자가 직접 착용해볼 수 있도록 제품을 집으로 배송해 준다. 소비자는 집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안경을 선택하고 다시 제품들을 반송시킨다.
제품을 다시 받은 회사는 소비자가 선택한 안경에 고객의 시력과 눈동자 사이의 거리 정보를 적용하여 최종 맞춤 안경을 만들어 2주 안에 고객의 집으로 다시 배송한다.
총 3번의 택배에 소요되는 비용은 회사가 모두 부담하고, 고객이 안경 1개를 맞추는 데 드는 비용은 총 95달러(한화 약 10만원)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유통 시스템 덕분에 '와비파커'는 창업 3년만에 4,150달러(한화 약 443억원)에 달하는 투자금도 유치했고, 작년에는 맞춤 안경을 25만개나 팔아 약 2,375만달러(한화 약 2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소비자가 직접 집에서 착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유통시스템, 명품 안경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 고품질의 안경과 명품 못지 않은 디자인,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구전 마케팅이 '와비파커'의 대성공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와비파커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매우 착한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와비파커는 안경이 한 개 판매될 때 마다 추가로 한 개에 해당하는 금액을 저개발 국가에 안경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탐즈슈즈의 '원포원' 전략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렇듯 혁신은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먼저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먼저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와비파커'가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코즈 마케팅의 노력까지 더해저 와비파커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와비파커의 착한 혁신이 더 많은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도록 기대해 보자.
글 : 이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