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 노후대비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의 은퇴 연령에 맞춰 글로벌 자산배분이 가능한 펀드가 출시됐다. 미국에서 900조원이나 판매된 연금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타깃데이트펀드란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상정,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삼성자산운용은 21일 오전 구성훈대표와 미국 캐피탈그룹의 쇼 와그너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미국에서 900조원이나 판매된 타깃데이트펀드를 한국형으로 새롭게 개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한국형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 펀드로서,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을 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의해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2020년부터 2045년까지 매 5년 단위 은퇴시점인△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6개 TDF펀드는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시장의 주식 및 채권펀드 등이 망라되어 있어 글로벌 자산에 분산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라인업을 갖췄다.
삼성자산운용 구성훈 대표는 "인생설계에서 재무설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며 "대한민국 대표 운용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은퇴와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연금 솔루션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구 대표는 "이 펀드는 그동안 한국에 없었던 솔루션으로 투자자 은퇴 시점 정해서 생애주기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라며 "이같은 장점으로 미국에서 설정 규모가 900조원에 달하고 영국에서도 상당히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날 동석한 캐피탈그룹의 쇼 와그너 회장도 "미국의 TDF시장은 90년대 중반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시장규모가 약 7630억달러(약 900조원)규모로 성장했다"며 "한국의 금융상황과 한국인의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맞춰 연금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향후 TDF상품이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와그너 회장은 "한국은 은퇴 시기가 미국보다 짧고, 기대수명은 미국보다 높다"며 "지난해 말 삼성운용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가장 처음 이 펀드를 출시한 이유는 한국개인, 기업들의 은퇴설계 니즈가 크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장기투자 자산배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7년 설정된 캐피탈그룹의 6개 TDF는 3년 및 5년 연 평균수익률이 약 9~10%에 이르며, 상위 1%에 속하는 등 미국TDF 시장에서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까닭에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AUM가운데 3분의 2가 은퇴전용 상품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