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경제민심] 리더십 흔들린 김무성 ‘빨간불’… 호남 돌풍에 길 열린 안철수

입력 2016-04-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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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대선주자들

내년에 시행되는 대선을 노리는 잠룡들이 13일 치러진 4·13 총선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다.

그간 대권 유력주자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순위권을 지키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경우 과반수도 못 넘기는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으로 대권 가도에 빨간등이 켜졌다. 특히 공천을 놓고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친박(친박근혜)계 공천 학살과 비박(비박근혜)계 탈당·무소속 출마를 모두 막지 못해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 고향 부산에서 6곳을 내주며 선거 패배의 후유증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실세’에서 ‘진박 감별사’로 정계에 돌아온 최경환 의원도 공을 들인 대구에서 4개 선거구를 내주는 ‘무소속 열풍’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선거 이후 당권을 거머쥐고 대권으로 단계를 밟아가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총선을 거쳐 대권으로 도전하려다 선거 자체에서 패배한 이들도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의 만류에도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를 고집했다가 패배하면서 사실상 정계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낙선 확정 이후 “준엄한 민심 앞에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당초 당의 험지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여당의 핵심부인 대구에 출마했다. 두 번의 도지사 경험을 통한 수도권 지지세를 바탕으로 영남권의 심장인 대구에 뿌리를 내려 차기 대권 주자로 올라서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인에게 패배하면서 내년 대권 도전은 사실상 무산됐다.

반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승리를 거머쥔 유승민 당선인은 대구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며 지역민들의 신임을 확인했다. 이번 승리를 통해 향후 포스트 박근혜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가 반대하는 상황 속에서 복당 문제와 대구 무소속 3인방 중에 자신만 당선되면서 세력 구축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야권 잠룡들도 선거 결과만을 바라보고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야권의 가장 압도적인 대권 주자인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의당 ‘호남돌풍’을 막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이는 향후 대권 행보에도 치명타로 작용할 예정이다. 다만 문 전 대표는 음지에서 선거전을 이끌면서 막판 야권의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당이 123석의 성적표를 거두면서 제1당으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호남을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대권 가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특히 더민주의 ‘단일화’ 제안을 거부하는 등의 승부수를 성공시켜 단숨에 유력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 안 대표는 이후 야권의 대권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호남의 지지를 등에 업고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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