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자사의 제품을 끼워팔기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글로벌ICT기업 오라클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미국 상무부 차관의 공정위 방문이 재조명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월25일 스테펀 셀리그 미국 상무부 차관이 김학현 공정위 부위원장과 비공식 면담을 했지만 오라클 등 개별 사건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면담 이후 첫 미국 기업 관련 사건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사 끝에 무혐의로 결정나면서 공정위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오라클 사건이 중요한 것은 공정위가 지난해 글로벌ICT기업들의 불공정행위를 조사하겠다며 특별전담팀을 신설한 후 첫 조사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정위도 오라클을 제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건도 공정위와 오라클측의 공방 끝에 전원회의가 2번에 걸쳐서 열리는 장기전을 벌였다. 전원회의에는 카이스트, 서울대, 고려대 교수 등 ICT전문가들도 총출동했다.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급)은 12일 오라클 무혐의 내용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공정위 사건과 관련해 심판관리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유 국장은 미 상무부 차관의 면담 이후 오라클의 불공정행위가 무혐의로 결정이 난 것을 감안한 듯 "공정위가 신뢰를 얻고자 하는 노력이다.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후 가진 기자단 오찬에서도 "미 상무부 차관 방문과 이번 사건은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이런 행보에 대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오라클 사건 결과를 4.13총선날 발표한 것을 두고도 총선 분위기에 묻히기 위해서 일부러 잡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공정위 관계자는 "첫 번째 전원회의에서 합의가 유보되고 두 번째 전원회의를 여는 등 사건 심리가 오래 걸렸고 우연히 총선 날짜와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