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지근하던 대형 화장품주에 모처럼 생기가 돌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실적을 등에 업은 화장품주가 본격적인 주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1% 이상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83만원대이던 주가가 97만원대로 16% 뛰었다.
올 초 화장품업종은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중국 소비와 화장품 수출 증가율 등의 지표가 불안정했고 주식 시장의 신규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수급 부담을 겪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시즌에 진입하면서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이 31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성장할 것으로 집계했다. LG생활건강(2072억원)은 16.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상대로 컨센서스(시장 추정치)에 부합한다면 그간 화장품 업종에 팽배했던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화장품 업종의 추세적인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양호한 실적은 주로 면세점과 중국법인 실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1분기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법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내외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이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기저효과에 힘입어 면세점 채널을 중심으로 실적 모멘텀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향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1월 2%, 2월 22.3% 수준에서 지난달 38.7%까지 회복됐다는 점과 한국 생활용품이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도 청신호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대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은 1인당 GDP가 1만 달러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나타났다”면서 “현재 중국의 1인당 GDP가 8154달러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중국 화장품 시장은 향후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