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쇼루밍ㆍ역쇼루밍족 끌어안기에 분주하다. 쇼루밍은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한 다음, 정작 구매는 저렴한 온라인으로 하는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역쇼루밍은 온라인에서 상품의 각종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소비 패턴으로 유통채널의 벽이 안팎으로 허물어지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 채널이 온ㆍ오프라인으로 다양해지면서 쇼루밍족이나 역쇼루밍족 등과 같은 소비패턴이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상품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구매 가격의 허용치가 변하는 ‘가치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홈쇼핑과 백화점은 TV와 모바일, 오프라인을 아울러 일관적인 상품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옴니채널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쇼루밍족을 잡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롯데홈쇼핑은 단독 브랜드 전시는 물론 신상품 쇼케이스, 바자회 등 쌍방향으로 고객과의 소통이 가능한 ‘스튜디오샵’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광장에 잠실점을 처음 열었으며, 지난 8일에는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에 이천점을 열었다. 파주 아웃렛에도 오는 12일 스튜디오샵이 개설된다. 아웃렛은 특성상 넓고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해 쇼루밍족에게는 제격이라고 여겨지는 공간이다.
롯데홈쇼핑은 “스튜디오샵 잠실점은 월 평균 3000명 이상 다녀갈 만큼 고객의 관심이 높다”며 “스튜디오샵 잠실점이 제품과 서비스 체험에 중점을 두었다면, 아웃렛에 오픈하는 이천점ㆍ파주점은 매장에서 체험뿐만 아니라 구매, CS처리까지 가능한 멀티샵 형태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역쇼루밍족을 위한 백화점 업계의 노력도 엿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월 오프라인 매장의 다양한 상품과 매장 이미지를 모바일로 편하게 감상하며 쇼핑할 수 있는 모바일앱 ‘샤벳(SHOP@)’을 론칭했다.
이 앱은 상품 사진에 더해 백화점 매장 전경과 착용 사진 등 다양한 각도의 이미지를 제공해 매장을 방문한 듯한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로써 고객은 모바일로 손쉽게 윈도 쇼핑을 하거나 손쉽게 구매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톡을 연동해 궁금한 상품 정보를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숍매니저에게 묻고 바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운영한 지 두 달을 넘긴 샤벳으로 신세계 백화점 상품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 6일까지 27.6% 신장해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고객에게 최고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마켓과 대형마트도 연계했다. G마켓ㆍ옥션은 홈플러스와 연계해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G마켓·옥션의 ‘홈플러스 당일배송관’에서 한 달 두 차례 이상 반복 구매한 고객 수가 홈플러스 당일배송관 개장 시점인 지난해 8월에 비해 3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G마켓·옥션 홈플러스 당일배송관의 판매량 역시 각각 38%, 73%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로 구매하는 품목은 우유·라면·쌀·달걀 등 필수 식품류다.
업계 관계자는 “쇼루밍ㆍ역쇼루밍은 유통업계가 거스를 수 없는 소비 트렌드가 됐다”며 “온ㆍ오프라인을 통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O2O(Online to Offline)’ 옴니채널 방식의 마케팅 전략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