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윌렛(잉글랜드)이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000만 달러, 약 115억원) 정상에 올랐다.
윌렛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윌렛은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위 조던 스피스(미국),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ㆍ2언더파 286타)를 3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그린재킷을 입었다.
3라운드까지 이븐파 공동 5위였던 윌렛은 웨스트우드와 한 조를 이뤄 출발한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6번홀(파3)과 8번홀(파5)에서 각각 버디를 잡아내며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고, 이어진 후반 라운드에서도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가며 스피스를 압박했다.
스피스는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마스터스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그러나 스피스의 발목을 잡은 건 아멘코너(11번홀~13번홀)였다. 10번홀과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고, 12번홀(파3)에서는 두 번이나 워터해저드에 빠트리며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며 윌렛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반면 윌렛은 13번홀(파5)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고, 16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일찌감치 그린재킷을 예약했다.
윌렛의 마스터스 출전은 극적이었다. 아내 니콜의 출산 예정일이 이달 10일이었던 만큼 마스터스 출전은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내의 출산이 예정일보다 열흘이나 앞당겨지면서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었고, 생애 첫 그린재킷까지 입는 행운을 누렸다.
세계랭킹 12위 윌렛은 유럽프로골프 투어 통산 4승을 거뒀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은 없었다. 그러나 윌렛은 올 시즌 유러피언 투어 두바이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첫 출전해 공동 38위를 차지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한 타를 줄여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 등과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한국명 이진명)는 한 타를 줄여 4오버파 292타로 공동 1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