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고르기 어려워? -네덜란드 맥주 편

입력 2016-04-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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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K는 지난 금요일 연남동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1차로 가지볶음에 칭따오를 마시고 2차로 청포도샐러드에 수제맥주를 마시니 어느새 밤 12시. 그래, 3차는 집이다. 3명의 친구는 편의점에서 ‘만원에 맥주 4캔’ 찬스를 쓰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냉장고에는 모르는 맥주가 너무 많았다. 세 젊은이는 도전정신이 약해 결국 마시던 맥주를 또 마셨다.

이 기사는 세계 맥주가 4캔에 만원이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세상은 넓고 마실 맥주는 많다. 이번 기사에서는 맥주 강국 네덜란드 맥주를 모아봤다. 삑미 삑미 삑미업!

pick 1.바바리아 프리미엄(Bavaria Premium)

바바리아? 디아블로의 바바리안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야만적인 맛이라기보다는 얌전한 맛이니까. 바바리아는 바바리아 양조장에서 만들고 있는 300년 역사의 네덜란드 맥주 브랜드다. 300년 전이라니! 감이 안 잡힐 정도로 오래됐다. 1680년에 창업했으니 숙종 6년이다. 

바바리아 프리미엄은 독일 필스너 맥주다. 맛은 스탠다드한 라거에 가까웠고, 약하게 쓴맛이 느껴졌다. 미네랄 워터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그래서일까. 유난히 맥주의 빛깔이 황금색에 가까워보였다. 에디터는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바바리아의 다른 맥주맛이 궁금해졌다. 

pick 2.하이네켄(Heineken)

사실 네덜란드의 맥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하이네켄이다. 하이네켄이 네덜란드 맥주인 건 몰라도 하이네켄은 많이 알고 있으니까. 유럽 페일 라거로 알코올 함량 5.0%의 맥주다. 

1864년에 회사가 생겼으니 맥주 회사치고는 역사가 짧은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맥주 회사로 성장했다는 게 놀랍다. 하이네켄은 목넘김이 아주 좋은 맥주다. 부드러운 거품이 꿀떡꿀떡 넘어갔다. 역시 괜히 유명한 맥주가 아니다. 하이네켄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이다. EDM 페스티벌인데, 작년에 반응이 뜨거웠다. 초록색 하이네켄의 시원한 맛이 EDM 축제와 참 어울린다. 

pick3. 그롤쉬(Grolsch)

그롤쉬라는 이름은 생소할 수 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하이네켄 다음으로 큰 맥주 브랜드다. 그롤쉬는 세계 최초로 맥주에 스윙톱병을 적용했다. 병입하고 나서도 발효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맥주의 풍미와 향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더 부드럽겠지. 뻥하는 소리는 보너스.

그롤쉬 맥주의 색은 엷은 황금색이다. 몰트 맛이 강하며 적당히 쓴맛이 특징이다. 마시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밍밍하다고 느낄 수 있다. 청량감을 강조한 국내 맥주에 익숙하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에디터 입맛에는 맞았다. 끝에 남는 쌉싸름한 맛이 은근 중독성을 주더라. 

pick4.데스페라도스(Desperados)

정신 사나워보이는 디자인의 데스페라도스를 보면 금방이라도 씨스타가 마테차를 들고 춤출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처럼 맛도 평범하지 않다. 데스페라도스는 데킬라가 들어간 맥주다. 게다가 알코올 도수도 5.9%로 일반적으로 마시는 5.0% 언저리의 맥주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다. 에디터는 데스페라도스를 맛보기 위해 편의점 다섯 군데를 찾아 헤맸다. 맥주계의 허니버터칩인가.

입에 대는 순간 느껴지는 라임향이 인상적이다. 필리핀에서 자주 마셨던 ‘라임+진’의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맥주맛이 지겹다면 강력 추천한다. 알코올 5.9%는 다른 맥주와 별차이 없어보이지만 홀짝 홀짝 마시다가는 내 안의 또다른 자아를 만날 수 있으니 조심할 것.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피크닉 매트를 깔고 노상하기 참 좋은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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