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기 좋은 계절 봄. 교보문고와 예스24 MD가‘봄에 읽기 좋은 시집’ 10권을 추천했다.
먼저 시인 정호승의 작품 중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만을 엮은 시선집 ‘수선화에게’(비채)와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가 봄의 정취가 느껴지는 대표적 시집으로 추천됐다. 이들 시집은 봄철이 되면 떠오르는 감정을 담은 감성적인 문장과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끝별 시인의 5번째 시집 ‘은는이가’(문학동네)는 초록색 표지를 넘기면 ‘은’, ‘는’, ‘이’, ‘가’ 조사 하나하나까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생과 사를 넘나들면서, 삶의 한 면을 주목하여 따듯한 시선과 섬세한 언어로 다뤘다. 김소연 작가의 ‘수학자의 아침’(문학과지성사)은 봄볕이 닿지 않는 곳으로 뻗는 봄볕같은 시집이다. 시의 행간 하나마다 시인의 희망이 묻어난다.
외국시집은 2편이 뽑혔다. 1996년 노벨상을 수상한 여류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충분하다’(문학과지성사)는 시 뿐만 아니라, 육필 원고를 촬영한 사진도 함께 수록해 풍성함을 더했다. ‘길 잃은 새’(청미래)는 대자연을 사랑하고, 주변의 소소하고, 단순한 것들을 사랑했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주옥같은 시 모음이다.
아픈 봄을 떠오르게 하고 위로하는 작품도 있다. ‘엄마, 나야’(곽수인 외/난다)는 세월호의 슬픔을 담았다. 34명의 단원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34명의 시인이 풀어냈다. 인연이 시작되는 봄, 이상하게도 소중한 것을 잃은 날도 많다. 진은영 시인은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문학과지성사)을 통해 그 때마다 깊은 위로가 되었던 언어를 담아냈다.
‘구관조 씻기기’(민음사)는 최근 ‘희지의 세계’로 사랑받고 있는 황인찬 시인의 시집이다. 그는 이 시집으로 제31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시집은 어떤 경험을 읽고 안도하게 되는 은밀한 기분을 선사한다. 김성광 MD는 “마지막 시를 읽는 순간, 진정으로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날이 스르르 풀리고, 마음도 싱숭생숭해지는 봄에 읽으면 좋은 진통제 같은 시집”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를 휩쓸며 화제가 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소와다리) 역시 목록에 포함됐다. 초판본 시집의 열풍을 선도한 이 시집은 영화 ‘동주’의 개봉과 함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일제 치하 암울한 시대에서 시인 윤동주의 결 고운 서정성을 담은 작품이 실렸다.
이 책에도 봄은 담겨있다. ‘짧지만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다 간 윤동주의 봄에 대한 표현이다.
‘즐거운 종달새야/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푸르른 하늘은/아른아른 높기도 한데…’(작품명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