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00만원을 호가하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미인도’를 갖고 있습니다. 청천 이상범 화백의 ‘설촌’과 이당 김은호 화백의 ‘미인도’도 소장하고 있죠. 세 점의 평가액은 2200만원에 달합니다.
서울시 장흥순 의원은 6억900만원 상당의 미술품 9점을 보유 중이고요. 국민의당 김영환 의원은 가수 조영남 씨 유화를 포함해 5300만원어치의 작품을 갖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집은 갤러리’란 말이 나올 만하죠. 예로부터 부자들은 미술품을 좋아했습니다. 아름다운 데다 투자재로서의 가치를 모두 갖고 있으니까요.
일단 현금보다 부피가 작아 거래가 쉽습니다. 흔적 없이 매매 할 수도 있죠. 6개월마다 재경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주식ㆍ채권보다 변동성도 낮습니다. 오래 묻어둘수록 값어치가 뛰고, 잘만 고르면 잭팟도 터트릴 수 있죠.
수익률이 얼마나 되느냐고요? 미술품감정협회에서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상위 작가 50명의 미술품 평균가격을 따져봤는데요. 645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7개월 만에 2014년(5111만원) 한해 평균가격을 26% 상회했죠. 2년 전(2013년, 3937만원)과 비교하면 60%가 넘는 수익률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미술품 시장에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돈 굴릴 데 하나 없는 ‘뉴노멀 시대(저금리ㆍ저성장ㆍ저물가)’에 러브콜을 안 보낼 이유가 없죠.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94% 급성장한 188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나도 미술품 재테크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드십니까? 여러분도 컬렉터가 될 수 있습니다. 경매에 참여하는데 자격이 있는 건 아닙니다. 미술품 시장에서 신인작가의 경우 호당 5만~10만원 선에 거래되기 때문에 금액부담도 크지 않죠. 더욱이 최근 세계 미술 시장에서 박서보ㆍ정상화ㆍ하종현ㆍ윤형근 작가의 ‘단색화(Dansaekhwa)’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단색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기사 맨 아래를 참고하세요.
문제는 ‘보는 눈’입니다. 투자재로서의 가치를 가졌는지를 판단하는 심미적 안목 말입니다. 테스트를 한번 해볼까요? 위 그림을 천천히 보세요. 충분히 감상하셔야 합니다. 힌트는 ‘김환기’입니다. 이제 값어치를 매겨보시겠습니까?
이 그림은 지난해 10월 홍콩 경매시장에 출품된 김환기 화백의 전면점화 ‘19-Ⅶ-71 #209’입니다. 한 아시안 컬렉터가 3100만 달러(홍콩달러)에 가져갔죠. 당시 환율로 따지면 47억2100만원입니다. 국내 미술품 최고가 타이틀을 쥐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보다 2억100만원 비쌉니다.
“파란색 붓칠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가격을 듣자마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특정 대상을 그린 것도 아니고, 단순한 색과 형태가 반복될 뿐인데 말이죠. 그래서 전 미술품 직접 투자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같이 한번 찾아볼까요? 일단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분이라면 금융사 컨시어지(집사) 서비스를 받으면 됩니다. 미술품 경매를 전문으로 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이 작품 선택부터, 매매까지 모든 걸 도와주죠. 금융사 VIP 가입 기준이 안 된다면 미술품 경매를 하는 회사에 투자하면 되는데요. 시장 점유율 57%를 기록 중인 국내 최대 경매사 ‘서울옥션’이 대표적입니다.
이제 미술품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살 수 있죠. 저금리 시대에 돈도 굴리면서 힐링까지 받을 수 있는 미술품 재테크 어떠신가요?
*단색화(Dansaekhwa)가 뭔가요?
최근 글로벌 미술시장 트렌드는 ‘모노크롬(monochrome)’입니다. 단색ㆍ빛ㆍ움직임ㆍ연속성을 강조한 작품을 일컫는 말이죠. ‘단색화’는 한국식 모노크롬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난해 10월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한 김환기 화백의 ‘19-Ⅶ-71 #209’는 단색화의 대표작입니다.